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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메가 로이어스에서 형사법 강의를 맡고 있는 오승준 변호사입니다.
앞으로 한 달에 1번 정도 수험생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이번이 처음인데 지금 여러분들이 가장 우선순위로 해야 할 일인 책 정리 방법 등에 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기본서에 줄을 긋는 방법
추천하는 것은 객관식용과 주관식용을 구별해서 줄을 긋는 것이다. 객관식용은 굵기가 얇은 샤프심(가령 3mm)을 사용해서 줄을 긋고 주관식용은 굵기가 굵은 샤프심(7mm)을 사용해서 줄을 긋는 것이다. 그리고 요건이나 키워드는 형광펜(노란색)으로 표시하되 판례의 키워드는 색깔을 달리한 형광펜(주황색)을 사용하면 좋다. 이는 실제로 필자가 고시공부를 할 때 사용하던 방법이었다. 1,2차 과목이 겹치는 것이 기본 3법이었고 위 3법 기본서를 정리할 때 위와 같이 줄을 그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줄이 다 그어진 기본서 중 먼저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진 부분을 읽으면서 키워드를 통해 핵심 내용을 머리 속에 떠올려 본다. 그 다음 주관식용으로 밑줄 그어진 부분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읽고 쟁점에 관한 핵심 내용을 파악한다. 이후 얇은 줄로 그어진 부분을 빠르게 읽어 내려간다. 모든 쟁점에 대한 판례의 키워드를 암기하고자 할 때는 주황색 형광펜으로 줄이 그어진 부분만을 별도로 보면 된다.
이렇게 기본서를 정리할 경우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쟁점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각인시켜 주관식 답안지를 작성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강약을 두지 않고 모든 내용을 밋밋하게 읽어 내려가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심 내용과 변방의 내용이 섞여서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답안지가 만연체로 가는 이유는 바로 핵심 내용이 아닌 주변 내용들을 쓰기 때문이다. 주관식 답안지에 적을 핵심 내용을 암기해야 하므로 반드시 그에 맞추어 기본서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2. 기본서의 내용을 줄이자
수험생들이 기본서를 읽는 것은 학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험을 위한 것이니만큼 기본서를 읽는 것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절반 정도는 실패를 맛보는 시험 앞에서 이상적인 것을 얘기하기에는 현실은 너무도 냉혹하다.
결론은 기본서의 내용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 순환을 앞두고 내가 읽을 수 있는 양을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한다. 기본서에 이것저것 끼워 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기본서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 A급이 아니면 끼워 넣으면 안 된다. 여러 자료를 참고해서 책을 잘 정리하면 뿌듯한 마음이 들 수는 있겠지만(이는 자기만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근본적으로 내가 마지막 순환과정에서 과연 이 책을 몇 회독 할 수 있을지를 항상 염두 해 두어야 한다. 후술하는 것처럼 순환 기간 동안 최소한 3회독을 할 수 있을 정도만큼은 양을 줄여 놓아야 한다.
평소 법학 지식이 많아 보이는 수험생들 중 일부가 시험에 불합격해 의아함을 자아내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는 기본서의 내용을 줄이는데 실패해서 결국 회독 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정리해 가점을 노리는 전략은 책 회독 수가 떨어지는 치명적이고 본질적인 한계를 안고 있고 이는 오히려 중요 쟁점을 다독하지 못해 이를 답안지에 현출하지 못하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내 손때 묻어 열심히 정리한 쟁점들이 다 품안의 자식 같이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어느 하나 버리지 못할 정도로 다 중요하게 보일 수는 있다. 이걸 정리한다고 술 한 잔 하고픈 유혹을 참아가며 밤을 세워 쏟은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것들과 손절해야 할 때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본서의 내용에만 충실하자.
남들이 기본적으로 쓰는 만큼만 쓰면 충분히 합격한다. 어떻게 더 잘 쓸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본적인 것을 빠뜨리지 않고 쓸까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바꿔 말하면 시험에 불합격하는 이유는 남들이 쓰는 기본적인 사항을 작성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남들보다 잘 쓰지 못해서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기출 문제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내가 보던 기본서에 없는 내용이 출제되지 않고 나아가 내가 중요 쟁점이라고 표시한 A,B급 외의 영역에서 문제가 출제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이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명확하다. 내가 가진 기본서의 중요쟁점을 어떻게 하면 답안지에 잘 현출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당연히 중요쟁점 위주로 책을 정리해야 하는 것일 테고.
필자가 후속 기사를 통해 답안지 작성법에 대해 얘기하겠지만 기본적인 쟁점을 답안지에 현출시키는 것이 결단코 쉽지 않다는 것을 빨리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쓰는 것이 단시간에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지금 수험생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주관식용과 객관식용으로 정리된 책이 있으면 더 이상 공부할 양을 늘리거나 책을 정리하는 것을 중단하고 기본적인 내용을 답안지에 현출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부터 수험생들이 보는 기본서에 없는 내용은 마치 별건 압수물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의 탐색이나 선별을 중단해야 한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기본서로도 차고 넘치는 것이니 기본서 양을 줄이기 바란다.
3. 책 회독 수
결론적으로 변호사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최소한 3회독은 해야 한다. 객관식을 위해서는 2회독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주관식 답안 작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3회독 이상은 해야 한다. 2회독까지 하면 객관식 지문을 읽을 때 정답을 골라내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답안지에 쓸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각인된 상태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3회독을 하는 순간 '이제는 답안지를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수험생은 남들보다 일찍 순환을 시작해야 한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수험생은 대개 이해 위주로 공부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진도가 밀리게 되어 있다. 따라서 스스로에게 여유를 준다는 측면에서도 남들보다 적어도 2주 정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4. 결론
필자가 2차 사법고시 짝수 차시를 앞두고 (짝수 차시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완벽하게 기본서를 단권화 하고 싶은 마음으로) 정말 힘들게 7법을 정리했다. 그런데 그렇게 애지중지 정리한 책을 3회독도 채 하지 못하고 시험에 임하고 말았다. 아는 것은 많은데 키워드가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답안지에 현출되지 않다보니 너무도 안타깝고 후회가 되었다. 시험에 실패하고 최소한 지금 것에서 더 늘리지 않고 무조건 3회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존 기본서의 내용에 전혀 추가 없이 다음 시험에 임했고 3회독에 성공하면서 동차로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다.
명심하자. 지금 것에서 늘리지 말고 최소한 3회독만 하자. 이것이 필자가 여러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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