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계획]
1. 개요
5월 초부터 수험을 시작하는 재시생은 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만이 주어진다. 그래서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고, 해야하는 걸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올해는 남들이 다 한다는 이유로 같은 길을 따라걷지는 않기로 했다.
동시에, 작년과는 다른 방법으로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이미 실패한 방식으로는 붙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것까지 해야하나 싶은 것이라도 필요하다 느끼면 하나하나 공을 들여서 했다. 최종 목표는 시험 전날에 볼 단 하나의 자료였다.
2. 8월 모의고사까지
가. 개요
한 달 반 동안 6월 모의고사에 필요한 모든 걸 채우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6월 모의고사를 포기했다.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으로 삼분할한 뒤, 8월 모의고사 전까지 메가의 민사법-형사법-공법 커리큘럼을 따라서 수업을 듣고 남는 두 타임에는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나.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①오전은 송영곤 강사의 민사법 선택형 강의를 수강하면서 문제를 풀었고 ②오후에는 송영곤 강사의 민사법 강의를 수강했으며 ③ 저녁 한 타임은 상법 기본강의와 이정엽 강사의 상법 선택형 강의를 들으며 문제를 풀었다.
상법은 성적은 잘 나왔지만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과목이었다. 메가에서 강의가 열리기 전에 전년도 기본강의를 수강했다. 수업을 들으며 이론보다 조문의 위치를 아는 것, 숫자를 암기하는게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선택형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부분만 암기하고 메가의 상법 커리큘럼은 따라가지 않았다. 송영곤 변호사님의 보강이 상당히 잦았고 상법 강의기간과 겹쳐 둘을 병행하면 과부하가 올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상법 선택형은 이정엽 변호사님의 선택형 강의를 들으며 인사이트 상법 변호사시험 기출문제집을 2회독 하고 오답노트로 정리한 뒤 8월까지 열어보지 않았다. 사례형은 따로 공부하지 않았다.
민사법 강의는 송영곤 변호사님의 COMPACT 민법을 수강했고, 송영곤 변호사님의 선택형 강의도 수강했다. 송영곤 강사의 기본강의는 항상 보강이 있다는 부담이 있다. 그렇지만 기초적인 내용부터 상세하게 가르쳐주셔서 부족한 민사법의 기본기를 다지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느꼈다. 작년에 수업교재로 쓴 COMPACT 시리즈도 두꺼워보이지만 안에 수록된 사례를 제외하면 암기장이나 다름 없었다. 매일 수강한 부분을 정리하면서 누적하여 복습해 마지막에는 교재 한 권을 전부 복습하는데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게 양을 줄여나갔다. 강의를 들으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개념은 김준호 저 ‘민법강의’에서 발췌독하여 확실하게 이해한 뒤 교재를 다시 정리했다.
송영곤 강사의 선택형 강의도 수강했다. 사례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유독 선택형에 반복 출제되는 부분이 있다. 조합, 공탁, 선택채권, 사무관리, 가족법 중 친족, 유언 등이 그렇다. 무턱대고 덤벼드는 것보다 제대로 정리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김준호 저 ‘민법강의’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독해 정리했다. 덕분에 작년에는 30개 문항밖에 맞지 못한 민사법 선택형을 50개로 올릴 수 있었다. 언제든 모르는 부분을 찾아볼 수 있는 백과사전 같은 교수저 기본서는 안정감을 준다. 지엽적인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 뒤에는 같은 문제를 틀리지 않았다. 민법 외에도 김홍엽 저 ‘민사소송법’, 전병서 저 ‘민사집행법’을 구매해 선택형에서 관련 쟁점이 나올 때마다 참고하여 정리했다. 선택형 교재는 2회독 하여 오답을 정리했고, 8월 모의고사 전까지 사례는 목차만 잡고 따로 전체 답안을 써보지 않았다.
다.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5월 중순부터 6월 모의고사까지는 ①이동현 강사의 형사법 커리큘럼을 따라가면서 ②오제현 강사의 형법 기본강의를 듣고 ③김기용 강사의 형사법 선택형 강의를 들으며 진도에 맞춰서 문제를 들었다.
시간이 부족한 와중에 형법 기본강의를 듣는게 맞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14회 변호사시험때 사례 점수가 가장 낮게 나온 과목이 형사법이었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 기본을 다질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강의를 들어보니 형법 총론의 앞부분인 구성요건론, 위법성론, 책임론과 형사 각론의 앞부분인 개인적 법익에 관한 죄 중 사기죄까지는 잘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부분은 알고 있다는 안일한 마음과 관성으로 문제를 풀고 있었다. 횡령, 배임, 사회적 법익에 관한 죄, 죄수론, 누범, 집행유예, 선고유예와 같은 쟁점은 기초적인 구성요건도 잘 모르는 채였다. 30강에 달하는 많은 양이었지만 형사법 강의를 6월 전에 두 번 듣는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기본강의에서 신호진 저 형법요론을 정리한 뒤, 이동현 강사의 강의를 수강하며 ‘형법논점캡슐’, ‘올인 로스쿨 형사소송법’을 기본서로 정리했다. 형사법 강의를 두 번 들으니 중요도를 구분하면서 암기할 수 있었다.
민사법과 마찬가지로 형사법 선택형도 지엽적인 쟁점이 많이 나온다. 특히 각론에서 정말 낯선 판례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잘 모르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회독을 돌렸다. 김기용 강사의 OX강의를 수강한 뒤 2회독을 더 했고, 형법 총론과 각론에서 평소에 잘 보지 않았던 부분과 형사소송법은 1회독을 더 하면서 오답을 정리했다. 사례는 따로 풀어보지 않았다.
라. 6월 모의고사 이후부터 8월 모의고사 전까지
6월 모의고사 이후부터 8월 모의고사 전까지는 공법과 그 외라는 큰 틀 아래, ①강성민 강사의 공법 커리큘럼을 따라가면서 선택형 문제집을 풀었고, ②민사법 기록형을 공부하고, 가족법을 1회독 하고, 형사법 기록형 강의를 수강하고, 각종 최판 강의를 수강하고, 국제거래법을 정리했다.
작년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면 공법이다. 작년에는 6월 모의고사까지 공법을 끝내야한다는 생각에 6월 모의고사 전에 열리는 강성민 강사의 암기장 강의를 수강했다. 올해는 동일한 강성민 강사였지만 헌법, 행정법 각 2주에 거쳐서 하는 단권화 노트 강의를 수강했다. 선택형, 사례형을 모두 대비해준다는 강의 취지에 맞게 두 과목 모두 2주라는 긴 호흡에 거쳐 공부하면서 세부적인 쟁점까지 놓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었고 이전에 비해 자신감이 붙었다. 실제로 올해 공법 사례형에서는 공부를 충분히 했다면 쉽게 쓰지만 작년처럼 암기장 위주로 공부했다면 쓰지 못했을 쟁점이 제법 있었다. 헌법은 통치구조론, 행정법은 각론 부분에 약하다는 걸 알고 특히 신경 써서 봤다.
공법 선택형은 강의를 수강하지 않고 변호사시험 기출문제집을 푼 뒤 OX교재를 1회독 했다. 헌법과 행정법은 선택형을 준비하는 방식이 다르다. 헌법은 법리만큼이나 위헌/합헌 판례를 최신판례 위주로 반복 암기하고, 통치구조론에서 나오는 숫자를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행정법은 법리를 모르면 당장 눈 앞의 문제는 운 좋게 맞추더라도 다음에 같은 문제를 다시 맞춘다는 보장이 없다. 헌법은 판례 위주로, 행정법은 이해 위주로 공부했고 사례에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 남들은 이미 공법 1회독을 했을 8월에 공법을 시작하는게 맞는지 자주 의문이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공법을 본 것이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암기장을 반복해서 볼 바에는 한 번 보더라도 꼼꼼하게 보는게 유효했다.
민사 기록형의 경우, 14회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면서 송영곤 강사의 민사 기록형 수업을 수강했기 때문에 올해는 따로 강의를 듣지 않았다. 작년에 강의를 수강하며 결국 민사 기록형은 청구취지를 잘 암기하고, 민사 전반의 법리 이해가 중요한 오픈북 같은 시험이라고 느꼈다. 민사 기록형에만 필요한 지식은 없다. 민사법을 잘 하는 사람이 민사기록형도 잘한다. 그래서 청구취지와 요건사실만을 정리해 암기장으로 만들어 수시로 보면서 암기한 외에는 민사 기록형 공부를 하지 않았다. 기록형 답안 역시 한 달에 한 번 정도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의 목차만 잡고 정답과 비교하면서 부족한 법리에 대해 더 공부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주 1회 기록형 답안을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나는 선택형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느꼈다. 실제로 기록형에 적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민사 기록형에서 111점을 받았고, 아낀 시간을 선택형 공부에 잘 활용했다.
형사법 기록형은 이동현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10개년 기출을 풀었다. 형사법은 청구취지를 암기할 필요도 없으니 기록을 꼼꼼하게 보면서 주어진 힌트를 수집하고, 아는 법리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특별히 형사 기록형을 쓰기 위해서 기록형 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 기록형 답안을 쓰는 방식을 몰라서 틀리는 일은 없다. 죄명 중 하나는 사례형에 잘 출제되지 않는 부분에서, 하나는 최신판례에서 내는 경향이 많으니 출제 빈도가 잦은 재산범죄를 꼼꼼하게 복습하면서 낯선 죄들에서는 시험에 나올만한 중요 판례를 정리하는 것으로 기록형 공부를 갈음했다. 강의 이후에는 3개년 모의고사 기록형 문제집을 사서 한 달에 한 문제 정도 풀 계획이었지만, 민사 기록형과 마찬가지로 전체 답안을 써본 건 몇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형사기록형 역시 50점으로 합격에 지장이 없는 점수를 받았다. 형사기록형은 한 번 쓰는 방법을 익히고, 감을 잊지만 않으면 된다.
형사 기록형과 같은 이유에서 공법 기록형은 따로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다. 대신 한 달에 한 번 모의고사 기출기록을 전체 답안을 썼다. 행정구제법과 헌법재판론에 나온 일반론과 판례들을 잘 숙지하지만 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례, 선택형을 대비하기 위한 공부만으로 공법 기록형에서 66점이라는 고득점을 할 수 있었다.
가족법과 국제거래법은 시간을 많이 쓰면 안 된다. 국제거래법은 강의가 필요할 정도로 어렵지도 않고, 고득점을 노리는 과목도 아니다. 혼자 교재를 봐도 법리를 이해하고 답안을 쓰기에 족하므로 강의보다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법리가 실제 사안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전체수험 기간 중 하루를 투자해 내용을 정리한 뒤, 기출문제를 3개년 정도 풀었다. 이후 12월까지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 가족법도 사례에 나올 수 있는 쟁점은 재산법과 관련된 상속 정도이고, 나머지는 사례에 출제될 수가 없다. 선택형 빈출 법리를 정리하고 반복적으로 풀어보면서 대비했다. 사례 역시 나올만한 조문의 위치와 법리를 정확하게 알아두는 정도로 끝냈다.
3. 8월모의고사 이후부터 10월모의고사까지
가. 개요
8월모의고사 이후부터 10월 모의고사까지는 과목별 실전모의고사와 최신판례 강의로 커리큘럼이 주어진다. 마찬가지로 하루를 세 타임으로 나눠 실전모의고사를 보는 시간 외에는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메웠다.
나. 실전모의고사를 대하는 마음가짐
실전모의고사는 연습이다. 실전모의고사를 잘 본다고 실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이 보장되지 않는다. 대신 단기간에 많은 양의 사례를 쓰고 첨삭 받으며 주저함 없이 사례를 쓸 수 있게 된다. 전년도에 사례에서 점수가 안 나오는 가장 큰 원인은 완벽하게 쓰고자 하는 욕심이었다. 아는 내용이 아니면 글이 적어지지 않는 두려움이 뭐라도 점수를 받아갈 수 있는 기회를 뺏어갔다. 실전모의고사에서는 그런 두려움을 없애는데 집중하려고 했다.
동시에 실전모의고사는 연습에 불과하기 때문에, 강평은 전혀 수강하지 않았다. 강평을 들으면 어떤 문제가 이전에 출제된 것인지, 출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들을 수 있지만 그런 정보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내용을 알면 쓰고 모르면 못 쓰는 것이다. 강평을 들을 시간을 아껴서 강평자료를 꼼꼼하게 읽고 내가 뭘 모르는지를 다시 확인했다. 내가 공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걸 남에게 외주를 주어야 할 이유는 없다.
실전모의고사 기간 이전에 나는 사례형을 전혀 써보지 않았다. 쓸 내용이 머리에 없는 상태에서 답안을 써봤자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대신 실전모의고사를 수강하는 동안은 그날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내용을 누적적으로 복습했다. 시험 이후에는 강평 자료를 보면서 내가 쓴 답안을 스스로 채점하고 점수를 매겼다. 채점자의 시선에서 답안지를 보며 힘을 줘야할 부분과 아닌 부분을 구분했다. 작년 실패의 또 다른 원인은 암기하는데 시간을 인색하게 썼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외워야지만 사례 답안을 쓸 수 있는 개념을 외우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독서실을 왕래하는 지하철 안에서 자체 제작한 암기장을 보면서 외우고, 외운 내용이 잘 출력되는지 실전모의고사를 풀면서 시험했다.
실전모의고사 기간에 사례형보다 선택형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 기간 전까지 최신판례 강의를 전혀 수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신판례가 반영된 실전모의고사 선택형 문제가 난해하게 다가왔다. 틀린 문제와 정확히 알지 못했던 선지를 복습하면서 최신 판례와 관련된 문항에 특히 집중해서 정리했다. 그렇게 틀렸던 기억으로 시험장에서 비슷한 문제가 출제되었을 때 맞힐 수 있었다. 이 시간이 전체 시험 기간 중 가장 고통스러웠다.
다. 최신판례 강의
최신판례 강의는 반복해서 듣는 게 좋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전체내용을 기간을 두고 여러 번 정리해야 한다. 민사법은 태블릿에 최신판례강의자료를 받아서 한 번, 종이로 뽑아서 옮겨 정리하면서 한 번, 실전모의고사를 풀면서 틀린 판례를 표시하면서 총 세 번 정리했다. 공법 최신판례는 큰 책으로 한 번, 핸드북으로 한 번, 실전모의고사를 풀면서 틀린 판례를 표시하면서 총 세 번 정리했다. 형사법은 이동현 강사의 최신판례 강의를 수강한 뒤 형사소송법 부분이 빈약하다고 생각해 김기용 강사의 최신판례 강의를 따로 수강하고, 중복해서 강조된 판례를 위주로 정리하면서 총 세 번 정리했다. 정리한 이후에도 매주 1회 이상 각 최신판례 정리자료를 복습했다. 사례형은 정답과 다른 내용을 써도 법리만 맞으면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정답을 알고 답을 쓰면 자신감이 다르다. 최신판례는 최대한 자주 보자.
4. 10월 모의고사 이후
가. 개요
10월 모의고사 이후에는 한 달이 조금 넘는 파이널 강의, 그리고 아무런 강의도 없는 한 달이 있다. 가장 정신이 힘들었던 시기다.
나. 민사법 파이널 강의
늘 그래왔듯이, 송영곤 변호사님은 보강을 한다. 그만큼 파이널에서도 기본강의에 버금가는 방대한 양을 다룬다. 강의만 잘 따라가도 마지막으로 민사법을 정리하는데 충분하다. 파이널 교재에 수록된 사례는 전부 답안을 실제로 써보았다. 이후에는 중요하다고 짚어준 판례와 관련된 사례 문제를 위주로 목차를 잡고 모범답안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회독을 늘렸다. 마지막까지 답안을 써본 것이 감을 잃지 않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선택형 파이널 교재도 풀었다. 이미 선택형 강의를 수강했기 때문에 선택형 파이널 강의는 수강하지 않았다. 2회독을 한 뒤에는 오답을 추려서 따로 풀었고, 그렇게 2회독을 더 한 뒤에 오답노트로 해당 문제를 옮겼다. 이후에는 오답노트만 반복해서 풀었다. 시험이 끝나고 복기해보니, 내가 선택형 파이널 교재에서 틀린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반복해서 본 문제가 기억에 남아 시험장에서 정답을 고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 상법 파이널 강의
상법은 장원석 변호사님의 파이널 강의를 중간까지 수강했다. 이후 수강을 중단하고 따로 문제를 풀었다. 보강이 너무 많이 잡혔고, 이미 아는 내용을 설명해주는데 굳이 들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상법 선택형은 어차피 13개 이상 맞추면 성공이다. 너무 많은 힘을 빼지 않았지만 13개를 맞춰 합격에 지장이 없었다.
강의를 포기한 대신 기본서를 자주 보고, 미출제 쟁점만 모은 상법 사례집을 반복해서 목차 잡는 연습을 했다. 상법은 시험장에서 조문만 찾아서 절반 이상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법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라. 형사법 파이널 강의
이동현 변호사의 형사법 파이널 강의는 중요하고 기본적인 쟁점을 다시 한 번 짚어주는 형식이었다. 다른 강사 대비 강의시간이 짧았다. 남는 시간에 차분하게 기본서를 처음부터 보면서 꼼꼼하게 1회독을 했다.
기본서보다는 최신판례집을 자주 봤다. 10월 모의고사 선택형 오답의 대부분이 형사소송법 최신판례였다. 모의고사 오답을 추가해 마지막 오답노트를 만들었고, 그걸 위주로 회독을 늘렸다. 시험 직전에는 40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줄여 한 시간이면 1회독을 할 수 있었다.
마. 공법 파이널 강의
강성민 변호사님께는 죄송하지만, 공법 파이널 강의를 강하지 않았다. 첫 날 기본적인 쟁점 위주로 짚으며 정리해주시는 걸 보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혼자서 교재를 보며 정리하는게 효율적이라고 느꼈다.
아낀 시간만큼 선택형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다른 과목과 달리 공법 선택형은 많이 풀지 못해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회독을 늘리며 헌법은 자주 틀리는 판례, 행정법은 각론부분의 법리를 확인하고 시험 직전에는 오답노트를 30페이지 정도로 분량을 줄였다.
마. 파이널 강의 이후
마음이 번잡하고 풀어지기 쉬운 시기라고 생각한다. 불안을 날리는데는 문제를 푸는 것이 가장 좋다.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 가리지 않고 문제를 풀면서 무엇을 까먹었는지 확인했다. 1월에도 공법 사례형 문제집에서 강성민 변호사님이 꼭 풀어보라고 짚어준 문제를 다시 풀고, 형사법 5개년 모의고사 기출문제 사례집을 보며 목차를 잡았고, 송영곤 변호사님의 파이널노트에 수록된 사례를 썼다. 선택형 오답노트도 매일 반복해서 풀었고 기록형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이틀에 하나씩 목차를 잡았다. 암기장도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않았다. 이 시기에는 무엇을 해도 마음이 불안하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있으면 덜 불안하다.
바. 본시험 주간
시험장에는 과목별로 ①자체 제작한 키워드 암기장 ②선택형 오답노트 ③기본서 ④최신판례집을 들고 갔다. 전날 이 네 가지를 모두 1회독 하는 걸 목표로 회독을 반복하며 한 번에 보는 시간을 줄였다. 실제 시험에서는 전부 2회독을 할 수 있었다.
선택형 문제를 풀면서 틀린 판례와, 사례형에 나올법한 중요 판례를 다른 색의 포스트잇으로 구분하고 빠르게 보는 방법이 유효했다. 평소에 빨리 볼 수 있게 연습한만큼 시험 때는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1일차에는 21시, 2일차에는 24시에 누웠고, 3, 4일차에도 비슷한 시간에 취침해 모두 5시반에 기상했다. 선택형은 집중력 싸움이고,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충분한 수면은 필수다. 마음 편히 잘 수 있도록 단권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목별 학습 방법]
1. 개요
1년간의 공부방법을 정리하며 놓친 부분을 과목별로 적는다.
2. 민사법
민법 선택형은 개념을 알고 풀면 쉬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선택형 문제를 여러 번 풀고, 조금이라도 확실하지 않은 법리는 교수저로 정리했다. 14회 변호사시험처럼 민사법 선택형을 못 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민법 사례형은 이해를 통해 해결되는 부분이 많다. 대신 청구권별 요건과 각 요건에 관련된 중요한 판례를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판례 내용을 판박이로 옮길 필요는 없고 내가 이해한 바대로 풀어서 쓰면 된다.”라는 송영곤 변호사님의 말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해하고 여러 번 풀어보면 결국 외워지기도 했다.
민법과 달리 민사소송법은 외우지 않으면 손을 못 대는 문제가 많다. 알거나, 모르거나. 둘 중 하나이다. 그래서 선택형의 경우 민법보다 민사소송법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자주 보지 못했던 다수당사자소송, 상소, 재심과 관련된 법리는 김홍엽 저 ‘민사소송법’과 컴팩트 민사소송법을 반복해서 읽으며 법리를 확인하고 문제를 여러 번 풀었다. 암기에 약하다고 생각해 외우는걸 두려워했는데, 외워야만 하는 건 불평하지 않고 빨리 외우고 치워버리자는 마음이었다.
가족법은 선택형 첫 1회독을 하며 모르는 부분과 아는 부분이 확실하게 나뉘었다. 이혼, 친권, 상속회복청구는 잘 알고 있었고, 임의후견, 상속(특히 한정승인), 인지, 유언은 잘 몰랐다. 모르는 부분은 김주수, 김상용 공저 ‘친족상속법’ 교재를 먼저 읽고 정리했다. 가족법은 내용을 모르면서 그때그때 오답에 맞는 해설만 암기하는 건 효율이 좋지 않다.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어도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거기서 변형되는 법리만 알아두면 외울게 줄어든다. 가족법 사례문제는 결국 재산법과 관련된 상속재산분할만 문제에 나오니 그 부분만 정리하면 된다.
상법은 가성비가 정말 나쁘다. 선택형은 자주 보아도 고득점을 장담할 수 없다. 사례형은 60~70%가 미출제 쟁점에서 나오며 종종 뜬금없는 쟁점도 나온다. 기록형에 상법이 출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목표를 낮게 잡았다. 선택형은 12개 이상, 사례형은 상법총론과 상행위, 회사법에서만 틀리지 않는게 목표였다. 대신 기본강의를 꼼꼼하게 들으면서 모든 내용을 두 번 이상 봤다. 결과적으로 선택형은 13개를 맞았고, 사례형은 상행위와 보험법까지 아는 내용을 전부 썼다. 변호사시험은 다 맞아야 붙는 시험이 아니다.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올라갈 것 같은 과목에 시간을 더 쓰자.
3. 형사법
형법총론/형법각론/특별형법/형사소송법으로 나누어서 적는다.
형법각론보다 형법총론에서 암기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요즘 형사법 사례형은 학설다툼을 묻기 때문에 총론 개념을 정확하게 암기하고 학설별 차이점을 알아둬야 한다. 꼼꼼하게 보면 형법총론은 생각보다 양이 적다. 대신 정확하게 알아두어야 한다.
형법각론과 특별형법은 판례 싸움이다. 구성요건을 정확하게 알고 중요한 판례를 정확하게 아는게 전부다. 로스쿨 과정에서 재산죄는 많이 공부하지만 그 이후는 꼼꼼하게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니 자주 안 보는 부분을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 횡령죄, 배임죄, 장물죄, 방화와 관련된 죄, 문서와 관련된 죄, 무고죄, 위증죄, 범인은닉죄, 특별형법에서 가중처벌하는 죄, 도로교통과 관련된 죄는 구성요건을 암기하고 중요 판례를 이해하는데 공을 들였다. 막연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구성요건이 많았다. 구성요건을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막막했던 형사법 각론이 트였다.
형사소송법은 암기를 하지 않아서 어렵다. 형사소송법은 양이 많다. 항상 나오는 증거법을 제외하면 어디서 사례 문제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문제의 대부분은 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강제수사나 전문증거같이 반드시 출제되는 문제 외에서 회독을 반복해 본시험 직전에 암기했다. 돌이켜보면 형사소송법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좋았을 것이다. 선택형의 경우 형법보다 형사소송법에서 오답이 더 많았다.
4. 공법
헌법은 판례 싸움이다. 기본권의 일반론이나 헌법재판의 소송요건을 못 쓰는 사람은 없다. 판례를 아냐, 모르냐에서 판가름 난다. 일반론은 반복해서 보면서 반드시 암기해야 한다. 헌법재판의 소송요건은 기록형과 사례형에서 반드시 한 문제 이상 출제되기 때문에 꼭 외워야 한다. 기본권도 의의, 근거, 내용의 세 가지를 반드시 암기해야 한다. 헌법의 일반원칙도 툭 건드렸을 때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외워두어야 한다. 외워야 한다고만 하니 외울게 정말 많아보이지만 막상 정리해보면 그렇지 않다. 남들 다 맞추는 걸 맞추고 남들이 틀리는 걸 틀려야 시험에 붙는다는 마음으로 꼼꼼하게 외우자. 그 외에는 선택형에서 자주 틀린 판례, 최신판례집의 모든 판례를 꼼꼼하게 정리하면 족하다.
행정법은 각론까지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행정법 총론을 보면 재개발 조합, 공용수용, 건축허가 같은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보이는데 전부 행정법 각론에 있다. 총론에서 배운 내용을 각론에서 정리하면서 외운다는 생각으로 회독을 해야 한다. 행정법은 암기장을 보면서 외우는 것보다 법리를 숙지하는게 큰 도움을 준다. 헌법과 마찬가지로 일반론에 해당하는 개념은 자주 보고 암기해야 한다. 최신판례집에서는 헌법과 달리 중요한 판례, 사례에 출제될 수 있겠다 싶은 판례를 위주로만 정리하고 반복회독했다.
5. 국제거래법
선택법에 시간을 많이 쓰지 말자. 특히나 국제거래법을 골랐다면, 중간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자. 협약과 관련된 내용은 조문만 알아도 문제를 풀 수 있다. 국제사법은 그것보다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 기본서를 많이 보기보다법전을 자주 보고, 문제를 많이 풀자. 과락만 면하면 된다. 올해는 국제거래법 문제가 쉽게 나왔으므로 내년에는 시험이 어렵게 나올 차례이다.
[그 외 특이사항]
1. 모의고사
주변에는 8월, 10월 모의고사를 응시했다고 얘기했다. 실제로는 8월 모의고사만 응시했다. 나머지는 시험지만 받아서 풀어보고 학원에서 올려준 해설을 보며 정답만 확인했다. 수기로 시험을 본다면 시험장에서 실제 시간에 맞추어 연습하는게 의미가 있다. CBT로 바뀐 시험 환경에서 시험장에서의 연습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재시생의 입장에서 6월 모의고사까지 완벽하게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귀중한 일주일을 의미 없이 날리지 말자. 애써 모의고사를 준비하겠다고 기운을 빼는 대신 필요한 공부를 더 했다. 모의고사 주간에는 보통 강의가 없으니 부족한 공부를 하기에 최적이다.
8월 모의고사 때에는 기록형을 제외한 문제를 풀고, 각각 틀린 부분을 교재에서 정리했다. 사례형에 출제된 문제는 올해 사례형 시험에는 절대 출제될 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표시해두고 직전에 볼 범위에서 제외했다. 선택형에 출제된 문제는 사례/기록형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으로 표시했다. 기록형은 전부 모아두었다가 10월 모의고사 이후에 풀었다. 돌이켜보면 8월 모의고사를 제대로 풀고, 기록형 답안의 표준점수를 받아봤다면 시험 직전에 더 확신을 가지고 본시험장에 들어갔을거라고 생각한다.
10월 모의고사는 보지 않는 걸 추천한다. 10월 모의고사에서 기대보다 낮은 성적이 나와서 좌절할 바에는 보지 않는 게 낫다. 나는 6, 8월 모의고사에는 선택형을 각 118개를 맞췄음에도 10월 모의고사 선택형에서 97개라는 저조한 성적을 보자 제대로 된 방향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만약 사례형, 기록형 역시 낮은 점수가 나왔다면 직전에 의욕이 꺾였을 확률이 크다. 올해 10월 모의고사 선택형은 유난히 어렵기도 했고, 이런 경향이 내년에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10월 모의고사를 보지 않은 것에는 한치의 후회가 없다. 시험 직전의 일주일은 귀한 시간이다. 부족한 공부를 하는데 쓰자.
2. 생활패턴
시험은 오전에 시작해 늦은 오후에 끝난다. 평소부터 이른 오전에 기상해서 너무 늦기 전에 취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항상 6시에 일어나 독서실로 향했고 9시에는 집으로 출발하려고 노력했다. 독서실까지 이동하는 1시간 동안은 헌법 최신판례 결정문을 3개씩 세부적인 내용까지 읽으면서 헌법 답안지의 대략적인 흐름을 잡는 법을 익혔다. 8월 이후에는 이동하는 동안 자체 제작한 개념 암기장을 보았다.
3. 암기장
수험을 하면서 자료를 따로 만들려는 시간 낭비를 하지 말고 남이 만들어준 자료를 잘 활용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 암기장은 가벼울수록 자주 손이 가고 들고 다니기 편하다. 암기장을 만들면서 한 번 더 복습하는 효과도 있다. 글자 크기 11포인트 기준 민사법은 34페이지, 형사법은 25페이지, 공법은 23페이지 분량의 암기장을 만들었고, 이동하거나 식사를 할 때 반복해서 보았다. 덕분에 꼭 암기해야 할 내용을 까먹지 않았다. 사람마다 맞는 방법이 다르지만, 여유가 된다면 암기장을 따로 만들어보자. 암기장을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을 썼지만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