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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른 과목의 선택형은 예년에 비해 쉬웠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데, 유독 민법 선택형만큼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비추어 난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민사소송법은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출제되었습니다. 민법 선택형의 높은 난이도는 작년처럼 지문이 길고 복잡한 형태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지엽적’인 법조문과 판례가 정답 결정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는 출제 방식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즉, 예년에 비해 지엽적 지문의 비중이 다소 늘었습니다.
가령 재산법은 총 32개 문항 중 꽤 지엽적인 지문까지 ‘모두’ 알아야만 완벽하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항이 4~5개 정도, 지엽적 지문을 모르면 정답 결정에 조금 고민이 되는 문제도 3~4개 정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들을 제외하면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지문들만이 선명하게 출제되었습니다.
시험이 어떻게 출제되든 시험 대비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절대적’ 원칙은 ① 오류 없이 ‘정확한’ 학습을 할 것, ② 최소 5회 이상 ‘반복’하여 자기 것으로 체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험 합격은 절대 평가가 아닌 경쟁에서 더 잘하면 되는 ‘상대 평가’인 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시간은 모두에게 ‘한정’되어 있다는 점도 불변의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올해 변호사시험에서 지엽적인 지문이 예년보다 다소 늘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학습방법을 갑자기 바꾸거나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가령 재산법의 경우 선택형으로 대비해야 할 판례의 수는 대략 2,000개 정도로 볼 수 있는데, 단순히 올해 출제된 지엽적인 판례까지 모조리 커버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숫자에 500개나 1,000개 더 늘리는 것은 매우 불리합니다. 위와 같은 수험에서의 필수원칙(정확성, 반복성)과 고정상황(상대성, 한정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양 늘리기’는 오히려 기존의 전략이었던 2,000개 판례의 암기조차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올해 재산법 같은 경우에도 지엽적 지문을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은 확실히 만점을 받는 것이 1차적이고, 그 외 지엽적 문제의 정답률에 따라 틀린 개수를 4~5개 안쪽으로 저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비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나아가 내년의 경우에는 다시 작년과 동일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로스쿨에서는 변호사시험을 단순히 ‘다량의 판례암기 시험’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는 컨센서스가 존재하고, 민법 과목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올해와 같은 출제 방식은, 비판받을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변시 민사법 선택형 출제 방식이 도달할 수 있는 ‘지엽성’의 최대치로서 내년에는 반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여기서 지엽성이 더 강화되면 예전 사법시험 1차 시험과 다를 바 없어짐).
결국 수험생은 출제 방식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오히려 기본적 사항에서 만점이 나오도록 확실하게 대비하는 것이 선택형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대비법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민사법 사례형의 난이도는 꽤 낮은 편이며, 올해도 이러한 난이도가 무난하게 유지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단순히 지엽적인 판례를 잘 암기하고 있는지를 묻기보다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들을 잘 숙지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출제였고, 저의 강의를 기준으로 하면 매우 기초적인 일부 내용을 포함하여 주로 별표 2~3개에서 출제되었습니다.
다만 시험이 ‘상대평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 해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경쟁자 사이의 변별력은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난이도가 낮을수록 변별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즉, 어떤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모든 쟁점을 정확하게 찾고 오류 없는 답을 도출할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꼭 필요한 법조문과 판례의 키워드는 충실하게 현출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민사법 학습에 있어 ‘정확한 이해’와 ‘확실한 반복’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주제의 중요도에 따른 차별적 학습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제12회 사례형에서는 ① 민법의 경우, 채권질권과 압류·전부명령의 우열(최신판례), 채권질권과 근저당권(최신판례), 부동산등기법과 3자간 명의신탁, 3자간 명의신탁과 실명법의 제3자, 수탁보증인의 사전·사후구상권과 제498조(최신판례), 중간생략등기와 매매대금 인상(2013년 제2회 변시 기출로서 10년만에 동일한 출제), 일상가사대리권과 표현대리가 출제되었고, ② 민사소송법의 경우, 여러 사람의 대위소송과 유사필수적 공동소송(민소법 출제로 보이나 민법 판례를 고려하면 논란이 남을 것임), 필수적 공동소송과 소송진행 및 상소, 상계항변과 중복소송금지/재소금지(최신판례)/기판력, 보충송달과 쌍방대리/송달장소, 추심금소송과 추심권 포기(집행법, 최신판례), 추심금 소송의 기판력(최신판례), 소송대리인의 특별수권사항이 출제되었으며, ③ 소취하와 소멸시효 중단에 대해서는 민법과 민사소송법을 결합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올해 기록형의 난이도는 예상한 바와 같이, ‘초월적 난이도와 현직 법조인의 실무 문제’까지 다뤘던 제2회~제7회와 달리, 최근에 이르러 적정 난이도로 정착한 제8회~제11회에 가까웠습니다. 다만 그 최근 5년 중에서는 중간 정도의 난이도로 생각되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법률실무가’의 관점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올해 기록형은 출제된 문제에서 정확한 쟁점을 찾거나 그 청구취지를 도출하고 청구원인을 기재하는 것은 모두 무난한 편에 가까웠는데, 다만 주어진 시간에 이를 모두 작성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모자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상담일지가 아닌 증거자료에서 비로소 발견되는 쟁점의 비중이 다소 높았던 점도 한몫 했을 것입니다.
특히 사해행위취소의 경우 두 가지 사해행위 중 두 번째 것은 1년의 제척기간이 경과한 것이 매우 명백했지만, 실전에서 시간에 쫓기어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가 있을 것이고, 그럴 경우는 ‘불필요한’ 내용까지 기재하느라 물리적으로 시간이 아예 없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기록형 시험에서는 ‘청구하지 않을’ 내용이 주는 점수의 해악이 매우 크기 때문에, 평소 수업에서 ‘청구하지 않을 내용’에 대한 절대적 집중력과 그 발견 요령을 강조해왔고(2개의 청구 이론), 이러한 취지는 올해 수업에서도 유지할 것입니다.
평소 기본서의 반복을 통해 민법과 민사소송법의 중요 판례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숙지가 기록형 고득점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이며, 나아가 특히 민사기록형의 경우에는 기록실전강의 등을 통하여 자신의 기록문제에 대한 실전 감각을 계속 유지해가는 것이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제12회 기록형에서는 기판력, 취득시효와 중단·포기(최유력 1순위 예상문제), 채권자대위소송 및 순차대위, 권리보호이익, 피고적격,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와 승낙, 등기의 공신력, 채권양도와 보증인 및 양도금지특약, 변제충당, 소멸시효 중단, 공동근저당권과 사해행위의 성부(최유력 1순위 예상문제), 사해행위취소와 제척기간, 민법상 임대차와 해지통고(최유력 1순위 예상문제), 임대차보증금에서 차임채권 공제와 소멸시효 및 추심명령 등이 출제되었습니다. 주제들을 보면 최유력 예상문제 혹은 평소 기록형 시험에 자주 출제되던 전형적인 것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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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평상시 기본사항을 충실하게 학습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고 보여집니다.
선택형은 최근 판례와 2020년 개정 상법 내용을 묻는 지문이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점 외에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수준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꼭 알아야 하는 내용들 만을 다루었고, 사례형식의 문제, 응용력이 필요 하다거나 함정을 판 문제와 같은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사례형은 익명조합과 배서금지배서와 같이 기출문제에 없는 쟁점들이 출제되어 다소 당황스러웠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어려웠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익명조합에 관해서는 매우 기초적이거나 법전만 잘 살펴보면 쓸 수 있는 내용을 물었고, 배서금지배서에 관해서는 선택형에서 자주 다루어지던 내용을 물었습니다.
사례형의 경우 최근 출제 경향을 보면 일부러 과거 중요하게 다뤄왔던 주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제를 출제하려고 하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어음수표법에서 3년 연속 출제되고 있고, 하물며는 선택형에서도 잘 출제되지 않던 익명조합에서까지 출제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출제경향이 유지된다면 이제 기출문제 위주로 선별하여 하는 공부방법으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공부방법은 오히려 출제되지 않을 내용만 골라서 공부하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기출 여부를 떠나 중요하고 기초적인 내용을 폭넓게 학습해야 합니다. 이것이 정석적인 공부방법이고 이젠 가장 효율적인 공부방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공부가 점점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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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출제문제 총 20문제 중에서 각 부분에 따라 그 출제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선택형의 경우 회사법은 14문제로써 작년보다 2문제가 증가되었으며,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것은 예년과 동일합니다. 난도가 다소 낮고 푸는데 시간이 많이 안 걸리는 단순5지문의 문제는 7문제이나,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고 난도도 높은 사례형문제, 박스형문제는 각각 5개, 8개로써 작년과 마찬가지로 시간 내에 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례형의 경우 양적인 면에서 문제 수는 상총·상행위 1문제(20점) 회사법 4문제(15점+20점+10점+10점), 어음법 1문제(15점) 총7문제로써 작년의 4문제에 비하여 상당히 늘어나서 시간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조절을 잘못해서 ‘통백답안지’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수험생 개인에게 너무나 억울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질적인 측면에서, 어음법문제인 ‘배서금지배서’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은 다소 평이한 수준이었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점수의 획득여부는 얼마나 답안작성에 디테일과 정확성이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명의대여자의 책임, 이사의 경업금지의무, 이사의 책임, 주주명부의 효력, 지배주주의 강제매도제도 등의 문제는 모의기출문제를 수차례 출제되었던 쟁점이어서 논점 파악자체는 어렵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따라서 논점 일탈이 많이 있다면 저조한 점수가 부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상총에서 익명조합 문제(사법시험 기출), 어음법에서 ‘배서금지배서’ 문제는 생소하여 논점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필자의 교재인 ‘작은 변사기’, ‘진도별모의시험’, ‘작은 오엑스 네모’ 등을 통해 정리를 꾸준히 한 학생의 경우에는 다소 무난한 문제였다고 확신합니다.
(1) 기본에 충실하기 - 암기보다는 이해
상법은 다른 과목에 비해 양은 방대하고 몹시 까다로운 과목입니다. 이렇게 공부하기 지저분한 과목일수록 각각의 제도취지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그 틀 안에서 조문이나, 판례도 “이해”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암기만 하다가는 양에 치여서 결국에는 상법을 포기하고 다른 과목에서 땜빵하려고 안일함과 타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타입의 학생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데, 거의 대부분 변시 통과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공부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한, 상법은 계속 어렵고 짜증나는 과목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2) 모의·기출문제의 마스터
사례문제의 경우 출제경향을 분석해보면, 1년에 3번씩 치르는 모의시험과 그동안의 기출문제에서 동일·유사논점이 최소 50%는 출제되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시험공부의 우선순위를 그 동안의 모의·기출문제를 절대적, 1차적, 무조건적으로 마스터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최신판례도 종종 그대로 출제가 되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3) 꾸준한 답안작성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였습니다. 변호사 시험의 경우 사례형 문제의 비중은 선택형의 경우보다 상당히 크기 때문에 답안작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최종적인 실력은 답안을 작성하는 손끝에서 나오므로 스터디나 학원 강좌 등을 통하여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하루하루 잔꾀부리지 않고 충실하고 알차게 주어진 과정을 보낸다면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는 굳은 마음으로 수험준비에 임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태와 피곤을 구분하는 지혜로움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말을 전해 주고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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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변호사시험을 치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12회 형사법 과목은 객관적으로 예년에 비해 어렵지는 않았으나, 체감상으로는 당황하셨을 분들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향후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분들은 중간에 불의타가 튀어나오거나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뒤에는 쉬운 문제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담대하게 문제풀이에 임하는 자세를 갖추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선택형의 경우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낮은 편이었고, 사례기록형만 충실히 대비했더라도 평균 이상을 맞힐 수 있는 출제였습니다.]
형사법 선택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3가지입니다. ①형법총론의 학설대립, ②형사소송법의 지엽적인 부분(상소,재심 등), ③지나치게 긴 '사례형' 선택형 문제 등인데, 이번 시험에서는 셋 다 거의 출제되지 않아 수험생에 따라서는 매우 평이했다고 느낀 수험생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향후 변시를 대비하는 수험생분들은 분명 다음 시험부터는 이보다 더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저 3가지 요인에 철저히 대비하는 학습을 하여야 선택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례형은 1문은 무난했으나, 2문은 체감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웠을 것입니다.]
1문의 경우 짧은 단락 속에서 (배임수재죄의 성부와 같은) 숨은 쟁점 찾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나올 만한' 부분만 평이하게 출제된 편이나, 2문의 경우 변호인의 입장에서 학설대립을 제시하라는 문제, 시계에 대한 압수 방안에 관하여 모두 검토하라는 문제 등 예전 사법시험식의 '투망식' 문제가 출제되어 체감 난이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이러한 출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①평소 사례형 문제의 사실관계를 꼼꼼히 체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고 ②출제가 유력한 쟁점 위주로 학설대립을 숙지해야 하며 ③사례형 문제의 문항 수가 많아지고 각 문제의 배점은 낮아지는 추세이므로, 키워드 위주로 빠르게 서술하고 넘어가는 문제풀이 스킬을 숙지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형사법 사례형에서는 상소 및 재심 파트가 1문제씩은 꼭 출제되고 있는데, 이는 바꾸어 말하면 얼마 되지 않는 상소재심 파트를 공부하면 반드시 1문제씩은 챙겨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소재심 파트는 출제되는 부분이 '학설대립이 갈리는' 부분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너무 지엽적인 학습보다는 학설대립이 있는 쟁점 위주로 학습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정 범죄가 까다롭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기출에서 나온 유형들을 총집합해놓은 출제였습니다.]
후단무죄, 증거능력 및 신빙성 판단, 포괄일죄(일자별 개별판단), 공소시효, 기판력 등 형사법 기록형에서 나올 수 있는 전형적인 유형들이 대거 출제되어 체감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출제에 대비하기 위하여는 ①평소 형사 기록형을 자주 풀어보셔야 하고(주 1회 풀로 써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②형소법의 기본기를 충실하게 다져놓으셔야 하며, ③또한 예전에는 잘 나오지 않던 '예비적 기재 부분 판단'이 출제되는 추세이므로 이에 대한 기재례도 숙지하는 학습을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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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지문이 판례의 입장을 묻는 것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었습니다.
선택형 공부는 사례형과 기록형의 기초가 되는 것이므로, 선택형을 무시하거나 선택형을 별도로 공부한다는 수험전략은 비효율적입니다. 선택형 지문 중 판례의 입장은 대부분 사례형, 기록형에도 그대로 연결되고, 학설을 묻는 지문은 적어도 사례형으로 연결됩니다.
제1문은 형법 60점, 형소법 40점, 제2문은 형법 55점, 형소법 45점으로 배점은 적절했습니다.
(1) 형법은 난이도가 높았습니다. 특별히 생소한 문제는 아니지만, 시험에서 쟁점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많았습니다.
수험생들이 답안을 채우기 위해 잘못된 기재를 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사안과 관련이 없는 판례를 기계적으로 답안에 기재하는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또한 단순히 판례의 결론을 묻는 문제가 아닌 학설이나 기본적 법리를 묻는 쟁점이 많았습니다. 수험생들의 실력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문제였습니다. 나아가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곤란한 지문도 있었습니다. 변호사시험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시험이 아니라면 출제자가 다의적이지 않은 문구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례형 시험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채점을 위해 답안지를 검토한 후 당황할 것입니다.
(2) 형소법의 경우 특별히 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없었습니다.
상소심에서의 죄수 판단 변경에 따른 심판범위 문제나 국과수의 감정의뢰회보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문제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감정의뢰회보서에 관한 판례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형소법 제221조, 제313조에 따라 답안을 기재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형소법은 불의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조문을 충실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제12회 변호사시험 형사법 기록형은 난이도의 적정성, 범죄 수의 적정성, 무면공 배분, 출제오류가 없다는 점 등에서 합리적인 출제였다고 봅니다.
(1) 피고인 김갑동에 대한 변론요지서(50점) 중 ① 뇌물수수는 증거능력 배척 및 신빙성을 탄핵하는 전형적인 후단무죄, ② 4개의 상습도박은 면소(확정판결), 유죄(2개 범죄사실), 후단 무죄(보강증거), ③ 특경법위반(배임)은 최신판례에 따른 전단무죄 결론으로 출제되었습니다. 특히 변론요지서에서도 유죄인 경우 간략히 정상변론을 하도록 최초 출제되었습니다.
(2) 피고인 이을남에 대한 검토의견서(50점) 중 ① 횡령은 일부 상대적 친고죄 고소기간이 도과 공소기각 판결(제2호), 일부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아 유죄, ②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은 판례법리에 따른 전단 또는 후단 무죄(모두 가능함), ③ 특수폭행은 증거능력 배척 및 신빙성 탄핵형 후단 무죄, 축소사실 폭행 공소기각판결(제6호), ④ 주위적 공소사실 모욕은 고소가 없어 공소기각판결(2호), 예비적 공소사실 명예훼손 유죄로 출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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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문]
[설문 1~4번 헌법, 5~6번 행정법]
공법 사례형 제1문은
① "2020. 2. 27. 2017헌마1339 전동킥보드 최고속도 제한 사건"
②"2014. 4. 24. 2012헌바45 변호사에 대한 업무정지명령 2차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1] (헌법) 설문 1은 고시의 헌법소원 대상성과 보충성을 묻는 문제입니다.
1) 헌법소원의 대상성의 일반론을 논증 후, 해당 고시가 상위법과 결합하여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인지 여부를 검토하는 문제입니다.
2) 보충성 요건은, 법령헌법소원이므로 헌법소원외에 달리 다툴길이 없어 보충성 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문제입니다.
[2] (헌법) 설문2는 사안에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제한"되고 있는지 여부 및, 그렇지 않다면 사안으로 인해 "제한"되는 기본권이 무엇인지 묻는 문제입니다.(따라서 절대 침해여부는 검토할 필요가 없습니다.)
1) 신체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의 일반론과 보호범위를 검토한 뒤 사안에서는 둘다 제한되지 않는다는 게 첫번째 소결론이고
2) 두번째는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논증 후 둘다 제한되고 있다는 걸 검토하면 됩니다.
[3] (헌법) 설문3은 변호사에 대한 업무정지명령이 무죄추정의 원칙과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는지를 묻는 문제입니다.
무죄추정의 원칙 일반론과 적법절차원칙 일반론을 쓰고 각 사안포섭을 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특히 사안에서는 시험용법전에 수록되어 있는 변호사법 제98조 제3항 및 제98조의2 제2항~제6항을 검토하여야 적법절차원칙 위반여부에 대한 포섭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4] (헌법) 헌법 제64조 제4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법원에 제소할 수 없는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는 있는지 묻는 문제입니다.
판례가 없고 이론상 논의만 있으나 2014년 10월 모의시험 및 2016년 58회 사법시험에 출제된 기출문제입니다. 논의의 출발점(헌법 제64조 제4항), 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지에 관한 각 견해의 소개, 그리고 여러분의 검토를 적으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5] (행정법) 행정소송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동종사건'의 의미를 묻는 문제입니다.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4두4344 판결)
1) 위 조문 설시 후,
2) 판례 입장에 따라 '동종사건'의 의미를 밝힌 다음,
3) 사안에서 이를 동종사건으로 볼 수 있는지 여러분의 검토의견을 남기면 되는 문제입니다.
[6] (행정법)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문제입니다.
처분사유 추가변경에 관한 일반론, 허용여부, 시간적 범위 등을 검토하고 사안에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인정 여부를 검토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제2문]
[1] (행정법)
(1) 사안의 [별표7]과 같은 임의적 감경사유가 있는 경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검토하는 문제입니다.
(2) 한편 취소소송이 기각되어 판결이 확정된 이후 행정청이 처분을 직권취소 할 수 있는지의 문제는 판결의 효력으로서 기속력, 처분의 효력으로서 불가변력을 묻는 문제입니다. 기각판결은 기속력이 없으므로 불가변력이 발생하지 않는 한 행정청은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검토하시면 되겠습니다. (후소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기판력과는 무관합니다. 기판력을 짧게 언급하는 건 괜찮겠으나 세부적으로 논의할 실익은 없습니다.)
[2] (행정법) 집행정지 결정은 주문에서 설시된 종기의 도래로서 효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1심에서 1심 본안판결 선고시까지 효력을 정지한다는 집행정지결정을 받았다면 1심에서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다 하더라도 처분의 효력이 계속하여 정지되는 것은 아니고 위 정지결정의 효력은 판결선고와 동시에 효력을 상실하므로 별도의 집행정지 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별도로 집행정지신청을 하지 않았은 경우 위 처분의 집행으로 인해 甲의 취소소송을 소의 이익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미 처분의 집행이 완료되었다하더라도 시행규칙에서 가중적 제재요건을 두고 있으므로 소의 이익이 인정될 것입니다.
[3] (행정법) 취소소송 인용판결의 기판력과 관련하여, 취소소송의 ‘위법성’과 국가배상법상 ‘위법성’의 의미가 동일한지 묻는 문제입니다. 이미 4회 변호사시험, 7회 변호사시험에 출제가 된 쟁점이며 모의시험에서도 11년 1회, 16년 2회에 출제가 되었습니다.
(1) 따라서 첫 번째 질문은 위 논의의 검토에 따라 취소소송 인용판결이 확정된 뒤 국가배상법상 위법성이 인정될지를 검토하시면 됩니다.
(2) 두 번째 질문은 반대로 국가배상청구에서 인용판결이 먼저 나온 경우 취소소송 수소법원이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의 문제인데, 위 논의에 따라 검토한 후 “행정소송의 수소법원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행정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소송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설시 후 사안포섭하시면 되겠습니다.
[4] (헌법) 시행규칙의 법률유보원칙 위반여부를 묻는 문제입니다. 해당 시행규칙은 상위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므로 결국 문제에서 묻는건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일탈’했는지 여부를 묻는 문제입니다. 제시된 법 4조 7항을 검토하여 해당 시행규칙이 위임범위내를 규율하였는지를 가볍게 검토하시면 되겠습니다.
[5] (헌법) 마지막 문제는 “헌법재판소 2015. 11. 26. 선고 2012헌마94 무연고 시신을 해부용 시레초 제공하는 시체해부법 사건”이었습니다.
시체처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본 헌법재판소 판례에 따라 제한되는 기본권을 특정하시고 과잉금지원칙 위반여부를 검토하시면 되겠습니다.
대부분 중요한 판례들 위주로 출제가 되어 문제의 난이도 자체가 높지는 않았으나, 설문이 총 11개로 설문의 양이 많았고, 한 설문 내에서도 여러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아 세부적인 설문까지 합하면 시간이 많이 부족했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13회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이 총평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해당 논점들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사례형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해당 쟁점에 대한 논리적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이제 13회 변호사시험은 CBT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CBT로 바뀌더라도 시간분배를 잘 하시도록 유념하셔야 하겠고, 특히 CBT로 바뀌게 되면 이제 판례 표현이나 중요 키워드를 더 정확하게 암기하도록 하는 연습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12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신 수험생 여러분 정말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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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법에서는 개정된 국제재판관할 관련 쟁점을 묻는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수 출제되었습니다.
쟁점의 난이도도 높은 편이었으나, 사안과 질문상 표현의 추상적이고 복잡하여 사안 파악 자체가 더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인해 수험자가 체감하는 난이도는 전년대비 많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CISG 부분은 난이도는 전년과 유사한 정도로 예측 가능했던 쟁점들이 두루두루 출제되었습니다. 중요한 쟁점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성실하게 기본학습에 충실한 공부한 수험자들은 점수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1문 국제사법 출제내용과 접근방법
1번은 가와 나 문 2개로 구성되는 바, 먼저 “가.” 문은 불법행위 소송에 관한 우리나라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묻고 (25점) “나. “문은 반소에 대하여 법원이 처리를 묻고 있습니다. 1번 문제부터 국제재판관할에 대하여 35점의 배점을 두고 물은 것은 이례적이지만, 사실 22년 7월 전면개정된 국제사법의 내용이 거의 모두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것이었으므로 재판관할에 대해 이처럼 많은 문제가 제기될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습니다.
“가.”문은 재판관할 총칙부분인 제3조 일반관할, 제4조 영업활동과 관련된 관할, 제44조의 불법행위에 관한 소의 특별관할 규정들을 적용하여 기술하면 되었을 것입니다. 배점이 25점인 점을 감안하여 적용가능한 다수의 규정을 균형 있게 기술하는 것일 적절했을 것입니다. 반면, “나.”문은 반소관할에 대한 10점 배점으로 묻는 바 제7조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요건을 중심으로 간단히 논하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1번의 가, 나문 문제에서는 쟁점 자체의 어려움보다 사례 파악에 더 곤란하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사안에서 각각 청구의 내용을 달리하는 전소와 후소를 구분하고 후소도 본소와 반소를 구분하여 소가 3개나 되며, 질문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표현이 어려워 수험생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사안의 사실관계도 복잡하고 그에 더하여 그 표현도 복잡하여 쟁점 기술보다는 쟁점 파악에 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2문의 경우 상계의 준거법을 묻는 바, 전제사실에서 “상계로 채권이 소멸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양 채권의 준거법상 소멸이 인정되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어 결국 상계의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준거법을 파악하고 그를 중첩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문제로 보입니다.
국제사법상 명문 규정은 없으나 상계는 채권의 소멸의 일종이므로 채권의 준거법에 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계는 두개의 채권을 상호 소멸시키는 것이므로 그 두 준거법이 다른 경우 어느 준거법에 의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게다가 과거 분석논문도 다수 있었던 우리 대법원 판례에서는 상계의 준거법이 영국법인 사안에서 영국법은 상계의 문제를 절차의 문제로 성질결정하여 법정지법을 적용하는 입법례가 있는데, 영국법상 상계를 우리 법원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하여 다룬 바가 있습니다. 국제사법 학습량이 많은 수험생도 이해가 어려운 분야로 이것이 출제된 것으로 당황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전제자실에서 중첩적 적용을 요구하여, 결국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준거법을 각각 파악해 보면 동일하게 대한민국 법이라서 채권의 소멸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족할 것이었는데, 문제의 쟁점보다 더 복잡한 대법원 판례상 쟁점으로 본다면, 체감되는 난이도는 매우 높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3문의 경우 물품인도청구에 대하여 재판관할과 준거법을 묻는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문제가 출제가 되긴 하였습니다. 재판관할 문제가 문제의 일부로 또 추가됨으로 인해 결국 전체 국제사법 문제 중 재판관할 부분이 최소 80점중 45점이 넘는 기현상을 보였습니다. 제41조의 계약에 관한 소의 특별관할과 제4조의 영업활동지 특별관할을 검토할 것이고, 준거법에서는 사안에서 대리인에 의한 설명과 그에 대한 주문으로 제32조의 임의대리의 준거법을 적용하여 본인이 제3자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하는지, 즉 대리효과의 문제를 검토하는 문제였습니다.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국제사법 문제는 전체적으로 사안의 기술 자체가 어려웠고 쟁점도 상대적으로 평이하지 않은 데다가, 새로 개정된 재판관할 관련 쟁점에 대하여 최소 45점을 배정하여 물어본 문제였습니다. 과거 단순히 평이했고 법률관계를 파악하면 그에 대한 준거법을 찾아 답하면 족하였던 과거 기출문제상의 평범한 쟁점만을 주로 학습하고 그것으로 준비가 충분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수험자들에겐 어려웠을 것입니다. 반면, 차근차근 개정내용을 학습했던 수험생은 모든 쟁점을 다 기술하지 못하더라도 관련된 재판관할 규정을 폭넓게 언급하면서 방어했다면 의외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제2문 국제거래법 출제내용과 접근방법
올해 국제매매법은 우선 사안상의 거래형태가 단품 위주의 수출에 대한 문제가 아니고, 해상풍력발전 플랜트를 건설운영하는데 필요한 케이블 공급과 지반검사 등 실질적인 국제발전플랜트 건설이라는 사례를 중심으로 물어봤습니다. 이는 최근의 우리나라 국제거래의 고도화 및 물품, 서비스, 건설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거래형태를 취하고 그중 물품공급 부분을 중심으로 묻는 경향과 궤를 같이합니다. 물론 질문은 주로 물품수출 부분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CISG 규정, 특히 이행과 구제 부분 등 후반부의 규정들을 꼼꼼하게 이해위주로 공부하였는지를 묻는 문제였습니다.
제1문 15점 문제는 물품 공급을 위해 필요한 보고서를 지연제출하여 결과적으로 물품공급이 지연되는 상황과 관련하여, 피해 당사자가 계약위반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 손해배상 성격의 지체상금 지급책임이 있는지 내지 면책되는지 묻는 질문입니다. 협약상 손해배상 규정과 다르게 당사자간 약정에 의해 손해배상 약정을 할 수 있음을 간단히 기술하고, 제80조에 의한 원인 제공한 피해 당사자가 손배청구 할 수 없음을 중심으로 파악하면 될 비교적 평이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문득 과거 문제들과 다른 패턴은 과거 첫 문제로 출제되든 제1조 중심의 협약의 적용 내지 계약의 성립 등 기본적인 문제가 없이 바로 CISG 뒷부분인 제80조 면책 쟁점을 1번 문제로 출제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수업에서 강조하였듯이 기계적인 학습이나 과거 기출문제 쟁점만을 겉핡기식으로 학습하여 기본점수를 확보하겠다는 순진한 전략(?)으로 학습한 경우 당황했을 것입니다. 선택과목이라고 경시하여 충분한 이해없이 패턴만을 학습하여 준비한 경우도 상당히 혼란스러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차분히 이해 위주로 공부했다면, 제80조 면책은 제79조 면책과 연계하여 늘 강조되던 쟁점이었으므로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제2문 25점 배점의 문제로 대체물 인도청구와 동일상태 물품 반환이 불가한 경우 그 제한을 묻는 출제예상 1순위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배점이 높으므로 제46조의 대체물 인도청구를 중심으로 계약위반 및 그 위반의 본질성 여부도 파악해야 하고, 또한 대체물 청구가 가능하더라도 동일상태로 물품 반환이 불가한 경우엔 대체물 청구가 불가하다는 점을 파악해야 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계약해제와 함께 본질적 계약위반인 경우 구제수단으로서 항상 예상된 쟁점이었고, 특히 물품 동일 반환 불가의 쟁점도 중요한 쟁점이었으므로 충실히 학습한 수험자에게는 무난하고 득점 가능성이 높은 문제였을 것입니다.
제3문 15점 문제는 위험 이전(passing of risks) 후 매수인의 대금지급을 묻는 문제로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문제였습니다. 특히 이론적으로 수험자들이 매도인의 적합한 인도의무와 매수인의 위험이전후 지급의무를 동전의 양면처럼 이해하는지 항상 질문하게 만드는 바로 그 질문이었다. 물품적합성의 판단시기인 제36조와 위험이전의 효과 제66조 이하 규정을 이해하면서 충실히 학습한 수험자들, 특히 수업중에 그 위험이전에 대해 질문했던 수험자들에게 좋은 고득점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제4문 25점 문제는 이행기전 계약해제의 문제로 최근 변시와 법전협 모의고사에서 빈출되는 쟁점이 출제되었습니다. 협약의 이행기전 계약해제는 우리나라 법보다는 매우 세부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우리 국내법과 가장 비견되는 분야로 그만큼 항상 출제가 예상되고 모의고사에서도 빈출되었던 문제입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 시국과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과 중국간 갈등 등 일련의 국제적 불안상황으로 국제적인 공급망(supply chain)은 국제거래에서도 중요한 문제인 바,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협약에서는 이를 계약체결시와 이행시기 사이에 발생하는 사태로 인해 당사자가 이행을 중지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로 예상되었습니다. 예상대로 큰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배점이 큰 문제인 만큼 추가적인 쟁점으로 이행 보장이 없어 계약을 해제한 후 합리적으로 대체거래를 하는 경우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제75조의 특례를 적용 받을 수 있음 까지도 언급하였다면 좋은 답안이었을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국제사법 및 국제매매법 문제는 그간 많이 논의되거나 예상된 중요 쟁점을 물어보았으며, 기초를 잘 다지면서 공부한 소위, 정공법 학습을 준비한 수험자들에게는 고득점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국제사법은 신규로 개정된 내용 부분이 많이 출제되었고, 사안도 복잡하고 쟁점도 많아 수험자들은 평균적으로 난반면, 국제거래법은 전반적으로 기존의 쟁점을 주로 물었으되, 협약적용이나 계약성립 같은 기초 쟁점보다는 구제와 면책, 위험이전, 이행기전 계약해제 등 학습과 이해를 요하는 예상되던 중요 쟁점이 출제되었습니다.
국제사법에서 개정내용이 많았고 비교적 사례 자체의 난이도가 상승한 시험이었지만, 그래도 결국 차근차근 준비하고 대비한 수험자에게 절대 유리했던 올해 시험이었고 어느 정도 대응했다면 좋은 점수를 기대해도 되겠습니다.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유가상승,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미중 대립, 국내 물가 상승 등 우리는 국제거래가 자유롭게 되지 못하는 경우 우리 경제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국제거래법 측면에서 보면, 국제거래와 관련한 법률 서비스 분야는 표면상 위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개선 필요성과 기회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팬데믹과 전쟁 등으로 국제 공급망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로 인해 일상적인 국제거래, 그래서 법률 전문가의 조언 없이 국제거래를 법적 검토없이 감행(?)하던 경향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제거래 및 국제사법적 문제에 대한 법적 검토 내지 자문의 필요성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또 해 볼만한 일입니다. 국제계약서 검토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공공분야나 사내 변호사로 진출하는 경우 국제거래법에 대한 기본지식은 중요한 점 강조하고자 하며, 국제거래법을 선택한 수험자들에게 향후 많은 기회와 보람이 있기를, 그리고 국제거래법 택한 변호사들도 참여하여 우리 나라가 세계 무역강국으로 계속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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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12회 변호사시험 경제법 과목 출제는 그동안의 출제 경향에서 확인된 전형적인 유형들 뿐이었고, 질문 자체에 이미 서술해야 할 행위유형과 쟁점을 모두 특정해주었기 때문에 매우 평이한 수준의 출제였다고 생각됩니다.
평소 성실하게 기존의 출제 유형을 확인하며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이라면 무난하게 답안을 작성하였을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평이한 수준의 중요 쟁점 위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 경우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어렵지 않게 관련 쟁점을 모두 서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결론을 올바르게 도출한 정도를 넘어 다른 사람들의 답안과 차별될 수 있는 보다 날카롭고 디테일한 서술, 명쾌한 논리적 설명이 고득점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설문에 나타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포섭하여 탄탄한 논거를 제시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제법 1문은 총 40점이 배점되었는데, 관련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甲이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15점)와 甲의 행위가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부당한 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설명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설문의 경우 A, B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는 이미 100%에 해당하고 있고, 특히 갑은 단독으로 50% 이상인 사업자에 해당합니다. 법 제2조 제3호의 시장지배적사업자 정의 규정 정도를 도입부에서 인용하고, 시지사업자 추정규정(법 제6조)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면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법률상 추정 규정의 의미 정도를 결론에서 언급해주면서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시지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는 문제의 경우는 관련시장의 특성(자본, 기술, 인허가와 관련된 높은 진입장벽)과 甲의 행위 의도(자신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유일한 경쟁자인 乙을 배제하기 위함이 설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를 언급하면서 배타조건부거래(법 시행령 제9조 제5항 2호)로 접근하되, 부당성의 판단에서 포스코 사건의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설문에서 독점의 유지 및 강화 의도가 분명히 나타난 점, 매우 높은 진입장벽의 수준에 비추어 乙이 경쟁에서 배제될 경우 甲의 독점적 지위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격상되어 관련 시장에서의 독점화 및 경쟁제한 효과 발생의 우려가 매우 높다는 정도의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
총 배점 40점의 2문은 甲, 丙, 丁의 행동이 부당한 공동행위의 성립을 위한 합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인지를 묻는 문제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4호의 시장분할 공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문제였습니다. 설문의 내용은 외형상 행위의 일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합의의 추정으로도 접근 가능한 내용이었지만, 이미 법 제40조 제5항에 따른 추정 여부는 논외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합의의 추정 문제를 언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공정거래법에서 정하는 합의의 의미(meeting of minds)를 출발점에서 정의하고, 법 제40조 제1항의 법문을 원용하면서 암묵적 요해나 묵시적 합의까지도 충분히 합의로 포함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논리를 전개하면 됩니다. 부당한 공동행위의 성립에 대하여는 설문과 같은 지역적 시장분할 공동행위가 본질적으로 경성카르텔에 해당한다는 점과 이미 관련시장(공동행위에 참여한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90%에 달하고 있음)에서 Y상품의 전체 공급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인상되는 등의 분명한 소비자후생 침해 및 경쟁제한 효과가 실제로 나타난 사정을 들어 부당한 공동행위의 성립요건을 구분하여 서술하면 됩니다.
소비자법 분야 또한 전형적인 청약철회권 행사와 관련된 내용, 약관의 형식을 통한 거래 과정에서 약관규제법 상의 편입통제와 불공정성 통제를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제1문의 경우 이번 변시에서는 방문판매를 테마로 설문을 구성하였는데, 甲의 영업사원의 구매 권유가 지역의 마을회관에 직접 방문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우로 사업장 이외의 장소에서 소비자와 대면하여 청약의 유인이 이루어지고 현장에서 계약의 청약과 체결이 완료된 점에 비추어 방문판매법이 정하는 방문판매에 해당합니다. 청약철회와 관련하여서는 비록 매매계약체결일은 2022. 9. 1.이더라도, 물품의 공급이 이보다 늦게 이루어진 경우이므로, 재화를 실제로 공급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인지 여부를 판단하면 될 것이고, 방문판매의 경우 소비자의 청약철회는 할부거래와는 달리 비서면주의가 적용되어 반드시 서면에 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철회권 행사 제한과 관련된 이 부분 甲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쟁점은 乙이 일주일간 안마의자를 사용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청약철회의 제한 사유로 법 제8조 제2항에서는 소비자가 재화등을 사용하거나 일부 소비하여 그 가치가 현저히 낮아진 경우를 들고 있는데, 설문의 경우 ‘가치의 현저한 감소’ 여부에 대하여는 각자의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일 수 있습니다.(사용기간 또한 일주일에 불과한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안마의자의 경우는 설치 사용한 이후의 상태라면 제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손과 발, 목 부위 등을 포함하여 안마의자는 신체의 피부가 직접 접촉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안마의자는 상당한 중량의 고가 제품으로 설치에 있어서도 별도의 인력 및 노력이 필요한 점, 안마기 제품의 경우 판매 이후 즉각적인 감가율이 매우 높고, 특히 사용 이력이 있는 제품을 다시 판매할 경우 상당한 가격 인하가 불가피한 점 등에 비추어 물품의 특성과 거래의 실제 및 사회통념에 비추어 사용에 따른 가치의 현저한 하락으로 포섭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또한 안마의자에 대하여는 청약철회의 경우 반드시 제품 설치 전에 의사 표시하도록 안내하면서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제2문 약관규제법의 경우 사업자 甲이 약관 제11조를 계약 내용으로 주장하기 위해서는 약관의 명시 및 교부, 설명의무의 이행이 필요합니다. 특히 법 제3조 제3항 본문에서 말하는 ‘중요한 내용’과 관련하여서는 대법원 95다11344판결을 기초로 제품의 고장에 따른 수리비용의 부담 주체를 정하고 있는 내용은 고객의 입장에서 계약체결 여부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라는 점을 들어 약관규제법 제3조 제4항을 명시하여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 설문의 약관 제12조의 경우는 면책약관에 해당하는데, 특히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고객의 피해에 대하여 이유를 묻지 않고 회사가 그 책임을 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약관규제법 제7조 제1호에 따라 사업자, 이행보조자 또는 피고용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법률상의 책임을 배제하는 내용의 면책조항은 불공정약관으로 무효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포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률상 책임이란 채무불이행책임뿐만 아니라 계약체결상의 의무위반, 불법행위 책임도 모두 포함하는 의미이며, 설문의 약관은 특히 피고용자의 고의로 인한 고객의 피해에 대해서도 회사의 책임을 약관을 통해 모두 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바, 사용자책임의 법리 등에 비추어도 고객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의 약관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개인적으로 최근 변호사시험 경제법 출제의 경향에 비추어 이번 변시 또한 출제된 논점이나 난이도는 적정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필자가 경제법 기본이론 강의에서 꾸준히 강조한 중요 쟁점들이 출제되었고, 축적된 출제 경향에 비추어 보아도 실질적으로 수험 준비의 관점에서 내용상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 경제법 과목을 선택해야만 하는 긍정적 유인 또한 분명히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동안 변호사시험 준비를 위해 긴 수험기간 동안 노심초사 노력했던 지난 시간에 대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 시장경제의 규범을 현장에서 함께 지켜나갈 후배 법조인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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